정부 주도의 강력한 법적 요구사항으로 HACCP 인증을 식품 제조업체에게 추진한 결과 작년 말까지 국내 10,741여개 업체가 인증을 받았으며, 이는 국내외 식품의 위상을 한 단계 발전할 수 있게한 원동력이 되었다. 하지만 매년 인증을 받은 업체로부터 중요한 식품 안전 이슈가 지속적으로 발생함에 따라 인증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 또한 제기 되고 있다.
HACCP(Hazard Analysis and Critical Control Point)이란? 식품의 원료 관리, 제조·가공·조리·소분·유통 의 모든 과정에서 위해 한 물질이 식품에 섞이거나 식품이 오염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각 과정 의 위해요소를 확인·평가하여 중점적으로 관리하는 기준을 말한다. 원래 “위해요소 중점관리 기준”으로 알려져 있으나, 소비자에게 친숙하게 인식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2014년도에 “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으로 명칭을 변경하였다.
우리나라의 경우 안전하고 위생적인 식품을 제조하기 위한 정책기반으로 HACCP도입을 도입하였고, 민간기관이 아닌 정부가 직접 주도하여 1995년 12월 HACCP에대한 법적근거가 신설되었고, 2003년 8월 어묵류, 냉동식품 (피자류ㆍ만두류ㆍ면류), 냉동수산식품 (어류ㆍ연체류ㆍ조미가공품), 빙과류, 비가열음료, 레토르트식품, 2006년 12월 배추김치, 2014년 11월 과자·캔디류, 빵류·떡류, 초콜릿류, 육소시지, 음료류, 즉석섭취식품, 국수·유탕면류, 특수용도식품, 2016년 4월 순대, 떡볶이떡 (떡류), 알가공품을 HACCP의무적용 품목으로 지정하였다. 이로인해 영세업자의 경우 HACC인증 도입의 어려움을 완화하기 위해 요구사항을 대폭 축소시킨 소규모 HACCP모듈을 개발하여 운영하고 있다.
식품으로 인하여 생기는 위생상의 위해를 방지하고 식품 안전성 확보를 위해 그간 정부주도의 강력한 법적 요구사항으로 HACCP인증을 식품 제조업체에게 요구하여 추진한 결과 2023년 12월 31일까지 국내 10,741개 업체가 HACCP을 인증 받아 운영하고 있다.
이처럼 HACCP은 식품위해 및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중요한 인증 제도이며, 이를 통해 국내외 식품의 위상을 한 단계 발전할 수 있도록 원동력을 제공한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너무 실적위주의 행정으로 인하여 HACCP인증을 받은 업체인데도 매년 중요한 식품안전 이슈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어 HACCP인증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또한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HACCP은 식품위해 및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중요한 인증 제도로 국내외 식품의 위상을 한 단계 발전할 수 있도록 원동력을 제공하였다. 그러나 HACCP인증을 받은 업체에서 매년 중요한 식품 안전 이슈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어 인증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 또한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HACCP 컨설팅 및 교육 그리고 ISO22000/FSSC22000 경영시스템 인증 심사를 수행해본 사람으로써 HACCP과 ISO22000에 기술된 요구사항의 주요 차이점을 확인해보고 국내HACCP이 개선해야 할 점을 제안해 보고자 한다.
첫번째 국내HACCP은 잠재적인 위해요소를 파악하는데 한계가 있다.
HACCP관리는 CODEX기준을 적용한 7원칙 12절차에 따라 제품설명서 및 공정흐름도가 정확하고, 구체적으로 작성되어 있어야 위해요소 분석을 수행할 때 식품안전 위해요소의 발생 가능성, 증가, 감소 또는 유입을 평가하기 위한 기초자료로서 활용될 수 있다.
제품설명서의 경우 국내 HACCP은 생산하는 국내제품에 제한되어 있으며, ISO22000은 국내 및 수출제품 모두를 포함한다. ISO22000에서는 제품설명서 뿐만 아니라 원부, 성분재료 및 제품과 접촉하는 물질까지도 제품설명서와 동등한 형태로 위해요소 분석을 실시하기 위해 필요한 정도까지 모든 원료, 성분재료 및 제품과 접촉하는 물질에 대하여 문서화된 정보(생물학적, 화학적 및 물리적 특성, 첨가물 및 가공 보조제를 포함한 배합된 성분재료의 조성, 유래(예: 동물, 광물 또는 식물, 원산지(출처), 생산 방법, 포장 및 인도 방법, 보관 조건 및 유통기한, 사용 또는 가공하기 전의 준비 및/또는 취급, 의도하는 용도에 적합한 구매 원료 및 성분재료의 식품안전 관련 허용기준 또는 규격 등)를 유지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국내 HACCP에는 명확한 요구사항이 없는 실정이다.
또한 공정흐름도의 경우에도 국내 HACCP에서는 주요 단위공정만을 주로 기술하도록 요구하고 있으나, ISO22000요구사항에는 위해요소 분석을 수행하는데 필요한 만큼 명확하고, 정확하며, 충분히 구체적으로 문서화된 정보를 유지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여기에는 운영상 모든 단계의 순서 및 상호작용, 모든 외주 프로세스, 원료, 성분재료, 가공 보조재, 포장재, 유틸리티 및 중간 제품이 해당 흐름으로 들어오는 위치(지점), 재작업 및 재활용이 발생하는 위치(지점), 최종 제품, 중간제품, 부산물 및 폐기물이 방출 또는 제거되는 위치(지점)까지 정보를 포함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두번째 국내 HACCP은 CCP공정에만 초점이 맞추어 운영된다.
국내 HACCP은 위해요소 분석을 통해 결정된 CCP공정에 대해서만 체계적인 관리를 위한 관리계획서(HACCP CCP Plan) 및 검증계획을 수립하여 운영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반면 ISO22000에서는 위해요소분석을 통해 결정된 CCP 및 OPRP (Operational Pre-Requisite Programme)공정에 대하여 체계적인 관리를 위한 관리계획서(HACCP CCP/OPRP Plan)를 수립하여 운영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여기에서 말하는 OPRP공정은 운용 선행요건 프로그램이라고 부르며, CCP공정은 아니지만 CCP공정만큼 중요하다고 결정된 공정을 OPRP공정이라고 이해하면 좋겠다. OPRP관리계획서는 CCP공정의 한계기준만 다를 뿐 관리체계는 동일하게 수립하여 운영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예를 들어, 음료제품의 물리적인 위해요소를 제거하기 위해 포장공정 이후에 설치된 X-Ray공정이 CCP로 결정되어 있다면, OPRP공정으로 결정되어 관리할 수 있는 공정은 포장이전에 설치되어 운영 중인 여과 공정이 될 수 있다.
국내 HACCP에서는 CCP공정에 대해서만 유효성 검증을 실시하도록 규정한 반면, ISO22000에서는 CCP 및 OPRP공정 모두 유효성 검증을 실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세번째 국내 HACCP은 유연성이 결여되어 있다.
국내 HACCP의 경우HACCP인증을 받은 모든 업체가 마치 수학 공식처럼 제품유형별로 동일한 CCP공정이 결정되어 운영되고 있다. 이렇다 보니 인증을 주관하고 관리하고 있는 정부조직에서는 관리하기 좋을 수 있으나 인증을 유지하고 실행 및 운영하는 업체별 관리 측면에서는 많은 다른 의견이 있을 수 있다. 반면 ISO 22000에서는 조직상황 및 제품의 특성을 고려하여 분석한 위해요소 분석 자료를 최대한 존중하고, 결정된 CCP 및 OPRP공정이 위해요소를 제어하기 위한 적절한 관리체계를 수립하여 유연하게 운영하도록 하고 있다.
위와 같이 국내 HACCP과 ISO22000의 주요 차이점을 살펴보았다. 현재 국내에서 운영중인 HACCP인증이 모두 잘못되었다는 것은 아니며, 지금보다 좀 더 체계적이고 공신력 있는 시스템을 확보하여 국내 식품 안전의 견고함을 다지고 지속가능한 식품 안전 발전을 위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아래와 같이 제시한다.
- 잠재적인 위해요소를 제어하기 위해서는 식품을 제조하는 과정 중에 여러 경로를 통해 제품에 위해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사용하는 원부재료(보조재료 포함) 및 공정흐름도에 대해 위해요소를 도출, 발생 가능성, 증가, 감소 또는 유입을 평가하기하기 위한 기초문서를 정확하고, 세부적으로 수립하여 관리될 수 있도록 평가항목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 위해요소 분석을 통해 결정된 CCP공정 뿐만 아니라 결정된CP공정에 대해서도 적절하게 관리될 수 있도록 평가항목에 대한 접근이 필요하다.
- 기업이든, 가정이든지 누가 조직을 리드하는가에 따라 조직의 성과가 좌우된다. HACCP도 인증 및 정기평가 시 경영자 면담 비중을 강화하여 최고 경영자의 리더십과 실천의지를 확인할 수 있도록 평가 항목에 대한 검토를 제안한다.
- 마지막으로 수학공식처럼 틀에 박힌 국내 HACCP관점에서 벗어나 회사마다 운영하는 사람, 영업장 및 설비가 다른 만큼 해당 조직 및 제품특성에 맞는 잠재적인 위해요소 분석을 통해 관리체계를 수립하여 유연하게 관리될 수 있도록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